몽골로의 여행
그 시작은 '울란바타르' 몽골의 수도
지평선에 닳을 듯한 끝 없는 초원의 몽골
을 절대 기대하지 말자.
울란바타르는 우리와 무척 닮아있다.
거리의 분위기도 사람들도.
2014년 몽골로의 여행.
여행을 결정했을 때 사람들은 신기해 하거나.
미간에 주름을 보였다.
2017년,
사람들은 예전만큼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주진 않는다.
나의 지난 여행을 부러워하는 것이 대부분 일지도.
영상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(=환상)의 힘이 참 대단하다.
울란바타르에서 친구가 잠깐 일을 하게 되면서
그야 말고 티켓 한장 달랑 들고 떠났다.
몽골항공 MIAT는 생각보다 무척 괜찮다.
갈 때는 대한항공 코드쉐어. 약 6시간의 비행.
밤 늦게 몽골에 도착한 터라 당장 그 다음날 아침의 사진.
참 우리와 다를게 없으면서도
생경한 느낌이 가득.
70-80년대 러시아가 이렇겠구나
북한 중소도시가 이렇겠구나
영원히 이름은 알 수 없을 것만 같은 숙소 앞 음식점에
몽골식 백반? 아침을 먹으려 들렀다.
동남아 어느 도시의 음식점 메뉴판을 연상케 하고
이번에도 영원히 알 수 없을 것만 같은 이름들.
수태차 먼저 한잔
고소하고 맛있는, 그리고 나중에 깨닫게 된 사실인데
숙취에 참 좋은 수태차
굳이 맛을 묘사하자면...
사골국물에 우유와 소금 넣은 맛.
내 입에는 꽤 맞았다.
식당에서 물을 주지 않으므로 물도 챙겨가고
아마 러시아에서 건너왔을 케챱도 한번 찍어본다.
왼쪽이 굴랴쉬 / 오른쪽이 초이왕
(이라고 기억)
굴랴쉬는 소고기 + 밥 + 샐러드
초이양은 소고기 얇게 썰어넣은 볶음국수
도축방법이 우리와 달라
고기에서 나는 냄새도 다르다
피 안 뺀 고기 냄새라고 했다
누린내 탐정인 나는 가끔씩 좀 괴로웠다.
입 안에 베인 고기 향도 씻어내고
정신도 좀 더 가다듬고 싶어 커피를 찾았다.
큰 기대 안 했는데 길가에 미니카페가 떡 하니 있다.
쿠키는 덤. 저렴한 가격 (약 900원).
그리고 환전을 위해 은행으로
이름도 칸KHAN BANK
강력한 민족의 힘이 느껴진다.
미국달러 환율이 워낙 좋아서
한국에서 미달러 환전 -> 몽골에서 투그릭 환전
해도 수수료 금액 빼고도 받는 금액이 꽤 좋았다.
한국인 여행자가 많아서가 아니라
한국인이 많고 특히 북한사람이 많아서
울란바타르 곳곳에도 꽤 보인다.
우리쪽에서 몽골로 원조도 많이 했던터라
한국이라는 나라가 꽤 친근한 몽골.
친근함이 참 일방적이다
이렇게 몽골 첫날의 반나절이 지나갔다.
몽골은 일반적으로 우리 떠올리는 것과 다른 곳이다.
풍부한 자원으로 몽골의 GDP는
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
울란바타르는 국제 도시에 버금간다.
무지가 만들어 낸 미지의 세계일 뿐인 몽골,
그 중심의 울란바타르.
물론 울란바타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가 떠올리는
그 초원을 품은 몽골을 만날 수 있다.
하지만 울란바타르 만큼은 내 모든 생각을 깨뜨리는
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도시다.
그래서 몽골은 무척 재밌는 곳이었다.
반전 매력이 드글대는 최고의 여행지!
'떠나며 어른 되기 > 몽골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몽골-2] 울란바타르, 관광객과 현지인 그 사이 (2) | 2017.10.02 |
---|